TRAVEL NOTES / NO. 001
2026년 8월 19일 수요일
여행 이야기 · 5분 읽기27
혼자 삼겹살집에 들어갔을 때 일어나는 일
2인분부터라는 말은, 생각보다 자주 예외가 된다.
정리 Find to Send 에디토리얼

저녁 시간, 삼겹살집 앞에서 잠시 서성인다.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테이블은 죄다 4인용, 6인용이고, 그 위로 왁자지껄한 회식 소리가 넘쳐난다. 혼자 문을 열고 들어가 "1인분도 되나요"라고 물어야 하는 그 몇 초가,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.
한국의 많은 고깃집은 오랫동안 "2인분 이상 주문"을 기본으로 삼아왔다. 회식이나 모임처럼 여럿이 둘러앉아 불판을 나누는 자리에 맞춰진 공간이 많다 보니, 혼자 온 손님은 어딘가 자리를 잘못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.
하지만 이 풍경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바뀌었다. "혼밥"이라는 말이 신조어에서 일상어로 자리잡을 만큼, 혼자 밥을 먹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한 상황이 아니게 됐다. 식당 입장에서도 1인 손님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면서, 이 흐름을 외면하기 어려워졌다. 그 결과 1인분 주문이 가능한 고깃집, 아예 혼자 앉기 좋은 바 형태 좌석, 1인용 소형 그릴을 갖춘 곳까지 조용히 늘어났다.
물론 모든 식당이 그런 건 아니다. 여전히 2인분 이상을 기본으로 하는 곳도 많다. 다만 그 경계가 예전만큼 뚜렷하지 않다는 게 달라진 점이다.
- 최근 생긴 고깃집이나 식당일수록 1인분 주문이나 1인 좌석을 갖췄을 확률이 높다 — 입구나 메뉴판에 "1인 가능"이라는 문구가 있는지 먼저 살펴본다.
- 애매하면 자리에 앉기 전에 "1인분도 되나요"라고 물어보는 게 가장 확실하다. 거절당하더라도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— 흔한 질문이다.
- 프랜차이즈 식당, 푸드코트, 편의점 즉석식품 코너는 애초에 혼자 먹는 손님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공간이라 부담이 적다.
- 2인분 이상이 원칙인 곳이라면, 다 먹지 못한 만큼을 포장해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선택이다.
혼자 밥을 먹는다는 사실보다, 그 공간이 혼자 온 손님을 준비해뒀는지가 훨씬 중요하다.
포털 지도 앱에서 "1인 고기집"처럼 구체적으로 검색하면, 이미 혼밥에 익숙한 식당을 훨씬 쉽게 찾을 수 있다.
결국 그 삼겹살집도 1인분을 내줬다. 작은 불판 하나와 함께. 문 앞에서 서성이던 몇 초는, 이 도시가 이미 준비해둔 답 앞에서 잠깐 머뭇거린 시간이었을 뿐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