TRAVEL NOTES / NO. 011
2026년 8월 27일 목요일
수하물 · 7분 읽기71
보조배터리를 캐리어에 넣으면 안 되는 이유
화재 위험 앞에서는, 짐칸과 기내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다.
정리 Find to Send 에디토리얼

보안검색대에서 캐리어를 열고 보조배터리를 꺼내 별도 트레이에 놓으라는 안내를 받는다. 노트북도, 카메라도 아닌 그 작은 배터리 하나 때문에 줄이 잠시 멈춘다. 왜 굳이 꺼내야 하는지 잘 모른 채로.
같은 캐리어 안에 있던 충전기나 케이블은 아무 문제 없이 통과했는데, 유독 배터리만 걸린다. 위탁수하물로 부치려던 여행자라면 더 당황스럽다 — 짐칸에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을 그 자리에서 처음 듣는 경우도 많다.
이 규정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. 리튬 배터리는 손상되거나 압력, 고온에 노출되면 내부 화학반응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열폭주 현상을 일으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. 기내 좌석 주변이라면 승무원이 즉시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지만, 화물칸은 비행 중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다. 그래서 국제항공 운송 규정은 리튬 배터리(특히 보조배터리나 여분 배터리처럼 기기와 분리된 단품)를 위탁수하물에 싣는 것을 금지하고, 반드시 기내에 휴대하도록 정해두고 있다.
전자기기에 내장된 배터리(노트북, 카메라, 휴대폰 등)는 이 규정에서 대체로 예외로 다뤄져 위탁수하물에 넣어도 되는 경우가 많다. 문제가 되는 건 기기와 분리된 형태의 배터리, 즉 보조배터리나 여분 배터리다.
- 보조배터리와 여분 배터리는 항상 기내에 들고 타는 캐리어에 넣는다 — 위탁수하물에 넣으면 검색 과정에서 적발돼 짐을 다시 열어야 하거나, 최악의 경우 배터리만 압수될 수 있다.
- 대부분의 항공사가 배터리 용량에 상한선을 두고 있어, 일정 용량을 넘으면 반입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. 대용량 보조배터리를 챙긴다면 항공사 규정을 미리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.
- 단자가 다른 금속과 닿아 합선이 일어나지 않도록, 배터리를 파우치에 따로 담거나 단자 부분을 테이프로 감싸두면 좋다.
- 여러 개를 챙긴다면 한곳에 몰아 담지 말고 나눠서 보관하는 편이 안전하다.
화물칸에서 시작된 불은, 누구도 그 자리에서 바로 끌 수 없다.
보안검색대에서 배터리를 꺼내라고 안내받으면, 절차가 늦어지는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하도록 정해진 정상적인 확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.
보안요원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배터리를 확인하고 다시 캐리어에 넣어준다. 하지만 그 짧은 절차 뒤에는, 화물칸에서 일어나는 불은 아무도 그 자리에서 끌 수 없다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.